- Courtesy of the artist & Leeahn Cha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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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모노크롬 회화로 70년대 우리 화단의 젊은 작가로 큰 주목을 받으며 한국 단색조 회화의 중심인물로 평가받아 온 이동엽의 작업은 여백이고 비움이며, 초월이고 자연과의 동화이다. 단순히 물리적인 실체로서의 평면회화이기 전에 그림 그 자체를 범 우주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비전을 담아내기 위한 일종의 사유의 그릇으로 보고, 그 직관적 공간을 그린 이동엽의 최근작이 리안갤러리 창원에서 소개된다.
'백색의 화면을 빌어 의자연을 세계를 제시한다'는 이동엽의 작업은 평붓을 사용한 최소한의 붓질로 대지와 물질- 수평선과 지평선을 연상시키는 수평의 스펙트럼과, 생명이나 정신을 상징하는 수직의 스펙트럼, 그리고 물이나 불, 바람 같은 유기적이고 감각적인 실체들을 표현하는 곡선의 스펙트럼으로 조화를 이룬다. 또한 그라데이션 기법을 이용한 선은 모든 존재를 변화하는 시간적 존재로 보는 작가의 개념이 반영된 것으로 생성과 소멸에 이어진 존재의 순환 원리를 형상화 하고 있다. 작가의 화면에 등장하는 선은 사물과 사물, 형태와 형태, 면과 면의 사이와 틈새, 그리고 경계로 나타나며 그 것을 여백의 공간이라 지칭한다.
작가는 그 여백의 공간이 없다면 세계도 없다고 보는데, 결국 여백의 공간은 그 자체가 비어있는 것이기보다는, 비록 감각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 실체를 부인할 수도 없는 호흡과 숨결 그리고 기의 입자들이 하나의 결로 흐르고 있는 소요의 공간인 동시에 생명의 공간인 것이다.
그의 백색은 조상의 얼과 혼을 담은 동양사상적인 문인화의 여백으로 이어지며 백색의 정신성을 우려낸다. 이우환이나 박서보의 백색이론과는 크게 다른 이동엽의 백색은 한국적인 백색을 추구하고 있다. 모든 것을 초월한, 채움도 비움도 없는 무의 공간, 무의 지대를 지향하는 이동엽의 작품세계는 무를 통해 자연의 근원이자, 여백이고 비움이며 초월에 도달하고자 한다.
이동엽 작가는 1946년생으로 홍익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쳤다. 1972년 제1회 앙데팡당전에서 평면회화 1등을 수상하며 젊은 나이에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고, 1975년 도쿄화랑에서 가진 '한국 5인 작가와 5가지 흰색'전은 국내 화단에서 그를 단색화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수십여회의 전시를 가지며 꾸준히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동경도국립미술관, 호암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성곡미술관 등 국내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리안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