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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ahn Gallery Seoul will host Lee Kang So's first sculpture exhibition and the reopening exhibition of Leeahn Gallery Seoul, titled The Wind Blows: About the Sculpture, from September 5 to October 28, 2023. Celebrating his 50th year in the art field in 2023 since his first solo exhibition at Myeongdong Hwarang Gallery in 1973, Lee Kang So focuses on sculptures created by 'throwing,' infusing traditional sculpture methodologies with contemporary thoughts.
Lee Kang So's sculptures take the form of accidental clumps of earth thrown haphazardly or into the air, culminating in their final forms. The act of creating art by 'throwing' earth, a material considered both as a substance that shapes humans and one that returns to the earth upon death, carries profound implications. The earth, once released from the artist's hands, becomes an autonomous entity. Throughout the process of throwing, factors such as direction, velocity, gravity, as well as incidental elements like sunlight and wind, combine organically, allowing the earth to determine its own existence. Thus, the artist restores the vitality of earth rooted in Eastern traditions, which has been overlooked due to the binary distinction between human subjects and non-human objects derived from Western dualistic concepts. Simultaneously, the earth is positioned as the sole entity with self-determination, challenging the dominant position of humans as the only subjects with agency. Critic Shim Eun-rok interprets Lee Kang So's throwing works as capturing the process of beings thrown into the world exerting efforts to project themselves, drawing parallels between the struggles of thrown beings to overcome their given circumstances and assert their own existence and that of the earth.
Lee Kang So's concept of 'wind' facilitates the connection of all elements in the universe, including earth and humans, transcending the boundaries between the non-human and human. The 'wind' serves as a connecting force capable of facilitating the pollination and fertilization of motionless flowers, ultimately bearing fruit. The artist hopes that viewers will sense this 'wind' in the exhibition space, recognizing that natural materials such as earth possess vitality and serve as manifestations of 'energy' interacting with all elements of the universe, including humans.
The series of sculptures displayed on the first floor of the exhibition are primarily created through casting. The process involves stacking earth in the shape of square or cylindrical forms directly from the pottery wheel, allowing them to collapse under gravity or throwing them into the air, resulting in unique clumps of earth formed by interlocking and folding pieces together. Over several months of natural drying, the inherent properties of the earth, such as evaporation, contraction, and cracking, are left untouched. To preserve the accidental forms of the earth and prevent their disintegration, the artist utilizes casting methods, pouring liquid plaster, bronze, or iron into the earth molds. These sculptures encapsulate the 'process' of the earth's presence, which emerges through the unpredictable combination of factors such as gravity, direction, velocity, force during throwing, and environmental conditions during drying. The completion of these works is now possible in a new dimension formed through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individual perceptions and experiences of viewers and the artwork, its surrounding environment, and the artist's intentions, all interwoven organically.
This organic connection leading to vital energy can also be felt through Lee Kang So's painting series such as The Wind is Blowing-230103, Serenity-221202, The Wind is Blowing.-230104, and Serenity-221203. The images created by continuously flowing lines without closure evoke a sense of perpetual movement, eventually becoming the energy of life that fills the screen.
The series of ceramic works, like the preceding works, maintain the accidental forms of thrown clumps of earth. Among these works, the most striking aspect is the 'colors.' Various colors of earth, which were not easily visible to the human eye, attract attention. Detailed efforts to allow the earth's original colors to emerge freely are recorded in the artist's work notes. All of these efforts originate from the artist's endeavor to understand the organic energy of earth, including its types, glazes, and temperatures. Through this, the artist conveys the significance of quantum mechanics, emphasizing the existence of countless organic and discontinuous actions in the world that cannot be simply captured by human vision.
The decision to hold a sculpture exhibition this year, consolidating Lee Kang So's sculpture works accumulated over 40 years of experimentation in his studio, is by no means coincidental. It reflects the artist's efforts to impart subtle resonances to our society. Amidst the clamor caused by environmental issues such as climate crisis and the reduction of biodiversity, stemming from anthropocentric thinking and various social problems arising from excessive self-centered attitudes, Lee Kang So's sculpture works resonate deeply. By showcasing earth, which completes its own existence, the exhibition prompts us to recall that the distinction between human subjects and non-human objects does not exist, and that everything is interconnected by organic energy. Through the sculpture exhibition titled The Wind Blows: About the Sculpture, the artist hopes to reconnect us with the 'wind' that connects all things once again.
리안갤러리 서울은 2023년 9월 5일부터 10월 28일까지 한국 현대 미술계의 거장 이강소(Lee Kang So, 1943~)의 첫 조각전이자, 리안갤러리 서울의 증축 개관전으로서 바람이 분다: 조각에 관하여 (The Wind Blows: About the Sculpture) 를 개최한다. 1973년 명동 화랑에서의 첫 개인전 이후, 2023년인 올해 화업 50주년을 맞이한 이강소는 전통적인 조각의 방법론에 현대적인 사고를 덧입혀 ‘던져’ 만든 조각에 집중하여, 동시대 사회에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진다.
이강소의 조각은 흙을 아무렇게나 툭툭 쌓거나 허공에 던져 만들어지는 우연적 흙 덩어리를 최종 형태로 한다. 사람을 빚어내는 재료로써 혹은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는 물질로써 여겨지는 ‘흙’을 ‘던져’ 예술 작품을 만드는 행위가 시사하는 바는 상당히 깊다. 작가의 손을 떠나 내던져지는 흙은 엄연한 주체다. 던져지는 과정에서의 방향, 속도, 중력, 그리고 건조 과정에서의 햇빛, 바람 등 우연적 요소들과 유기적인 결합을 이뤄내며 흙은 스스로의 존재성을 결정해야만 한다. 이로써 작가는 인간 주체와 비인간 객체 사이의 구분이라는 이분법적 서구 관념에서 비롯된, 그간 도외시되었던 동양적 전통에서의 흙의 생명성을 회복시킨다. 동시에 자기결정권을 가진 유일한 주체로서 군림하던 인간의 지위로까지 단숨에 흙을 위치시킨다. 심은록 평론가는 “하이데거는 인간이 ‘피투(thrownness 던져짐을 당하고)’되고 ‘기투’(project 던지는)한다고 한다.”라는 문장을 들여와, 이강소의 던지는 작품은 세상에 피투된 존재가 안간 힘을 쓰며 기투하려고 애쓰는 과정을 담아낸 것이라 해석했다. 그리하여, 세상에 피투되어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고 자기 존재성을 결정하려 기투하는 흙 또한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존재였음을 상기할 수 있다.
이강소의 ‘바람’은 흙과 인간 즉, 비인간과 인간의 구분 없이 온 우주 만물의 연결을 돕는 것이다. 바람은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꽃의 수술과 암술을 연결하여 열매까지 맺게 하는, 그야말로 만물을 이을 수 있는 존재다. 결국 작가는 관람자가 전시장에서 이 ‘바람’을 느끼며, 흙과 같은 자연의 물질은 정지된 사물이 아니라 ‘기운’을 가진 생명임을, 인간을 포함한 우주 만물과 상호작용하는 ‘유기적 에너지’로 연결된 존재임을 인식하길 바란다.
전시장 1층에 놓인 연작의 조각은 주물 작업이다. 토련기에서 나온 사각형 혹은 원기둥의 흙의 모양을 그대로 쌓아 올려 중력에 의해 쳐지게 하거나 흙을 허공에 던져 각각의 덩어리들이 서로 기대고 구겨져 독특한 또 하나의 흙덩이를 형성하는 과정을 그대로 포착했다. 그리고 몇 개월의 걸친 자연적 건조 과정 속에서 수분의 증발, 수축, 갈라짐 등 ‘흙’의 본래의 속성으로 일어나는 변형을 내버려둔다. 작가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 흙의 부서짐을 방지하고 우연적 형태 그대로를 잘 전달하기 위해, 액체 상태의 석고(Plaster), 브론즈(Bronze), 철(Iron)을 흙 원형에 부어 주조(Casting)하는 방법을 활용하였다. 흙 조각은 던지는 과정에서의 중력, 방향, 속도, 힘, 그리고 건조 과정에서의 햇빛, 바람 등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의 유기적 결합 속에서 스스로 존재감을 생성하는 ‘과정’을 담아낸 것이다. 이러한 작업의 완성은 이제, 관람자의 개개인의 인식 및 경험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될 새로운 차원에서 가능하다. 즉, 작품과 주변 환경, 관람자의 개개인의 인식과 경험 등 여러 요소들의 유기적인 연결됨을 느낄 때, 비로소 작품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기적 연결로 나아가는 생명적 에너지는 바람이 분다-230103 The Wind is Blowing-230103, 청명 淸明 – 221202 Serenity-221202, 바람이 분다 – 230104 The Wind is Blowing.-230104, 청명 淸明 – 221203 Serenity-221203 회화 작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닫힌 곳 없이 열려 있는 필획들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계속해서 어딘가로 나아가고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주며, 이윽고 화면을 가득 채우는 생명의 기운(氣韻)이 되어 다가오는 까닭이다.
연작은 세라믹 작업으로, 앞선 연작과 마찬가지로 던져진 흙덩이들의 우연적 형상을 그대로 유지해낸 작업이다. 이 작업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요소는 바로 ‘색채’다. 이제까지 ‘인간의 시각’이라는 감각만으로는 쉬이 볼 수 없었던 흙의 다양한 색채들이 눈길을 끈다. 작가의 작업 노트에는 흙이 가진 본래의 다양한 색채가 자유로이 나오게 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작가 작업의 중심 철학인 양자역학의 의미 즉, 단순히 인간의 시각으로 포착할 수 없는, 유기적이며 불연속적인 작용들이 세상에 무수히 존재함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가 40여년간 작업실에서 실험해오던 조각 작업을 한데 모아, 2023년 올해 조각전을 개최하기로 결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다만 우리 사회에 작은 울림을 주려는 작가의 노력이다. 인간 중심적인 사고로 야기된 기후 위기, 생물 다양성의 감소와 같은 환경문제, 지나친 자기중심적 태도에서 비롯된 각종 사회 문제가 연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지금, 바로 이 시점에 작가의 조각 작업은 유독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스스로 존재를 완성해낸 흙을 보여주며, 애초부터 인간 주체와 비인간 객체의 구분은 존재할 수 없으며 만물이 유기적 에너지로 연결된 세상임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다. 작가는 비인간 객체로만 여겨졌던 흙의 생명성을 담아낸 조각 전시, 바람이 분다: 조각에 관하여 (The Wind Blows: About the Sculpture) 을 통해, 만물을 이어주는 '바람'이 다시금 우리를 연결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