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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 英 출신 여류작가 이브 수스만 국내 첫 개인전 Apr 25, 2014

매일신문/ 이경달 기자 

2014.03.25

 

 

 

영상 설치 작품에 새로운 형식을 제시한 영국 출신의 여류작가 이브 수스만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리안갤러리는 올해 첫 전시로 영화, 비디오, 영상 설치, 사진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며 작품을 발표해 온 이브 수스만의 개인전을 5월 3일까지 개최한다. 현재 미국 뉴욕 브루클린을 무대로 활동 중인 그녀는 빌 비올라 이후 가장 주목받는 영상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브 수스만의 작품은 직관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감상의 즐거움보다 해석의 어려움이 먼저 다가온다. 전시 개막식(19일)에 참석한 지역 미술대 교수와 학생, 작가 등은 하나같이 작품이 던지는 의미가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브 수스만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불편함을 줄 정도로 난해한 이유는 그녀가 추구하는 작업의 형식 때문이다. 그녀는 기존의 작품이 갖고 있는 정형성을 과감히 깨뜨리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제시한다. 이 같은 작품 경향은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white onwhite:algorithmicnoir’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모여 협업을 하는 루퍼스 코퍼레이션(Rufus Cor poration)의 세 번째 프로젝트 작품인 ‘whiteonwhite:algorithm icnoir’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두바이 등에서 촬영한 3천여 개의 영상과 80여 개의 목소리, 150여 개의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러시아 구성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인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작품 ‘white on white’(1918)를 작업의 출발점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구 소련과 중앙아시아를 횡단하는 미스터 홀츠의 이야기를 뼈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영상 속 이야기는 미스터리하다. 친절하게 자막 설명이 나오지만 읽을수록 미궁에 빠져든다.

 

이는 특별히 제작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3천여 개의 영상, 80여 개의 목소리, 150여 개의 음악 가운데 하나씩을 무작위로 선택해 편집`재생하기 때문이다. 자기 생성적 작품인 ‘whiteonwhite: algorithmicno ir’에서는 같은 장면은 반복되지 않으며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정의하기 힘들다. 일관성을 유지하는 작품에 익숙해진 관람객들에게 미스터리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whiteonwhite: algorithmi cnoir’는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를 가진 기존의 영상설치 작품에 반기를 든 작품으로 관람객들에게 “영상 작품은 서사적 구조를 가지는 형태로 꼭 제작되어야 하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파격적인 형식으로 무장한 ‘whiteonwhite: algor ithmicnoir’는 2012년 미국 선댄스 필름페스티벌-뉴 프론티어 부문, 2012 베를린 국제필름 페스티벌 등에 출품되어 호평을 받았다.

 

이브 수스만은 형식의 파괴뿐 아니라 치밀한 공간 구성과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Seitenflugel’(side wing)은 아침부터 밤까지 한 건물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브 수스만은 일반 아파트 건물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24시간 동안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았다. ‘Seitenflugel’는 실제 모습을 촬영했지만 관람객들에게는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만큼 독특한 영상미를 자랑한다.

 

한편 이브 수스만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도이치뱅크, 휘트니미술관, 런던 내셔널갤러리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2004년 휘트니 비엔날레 등 주요 비엔날레에 초대됐다. 053)424-2203.

 

 

http://news.imaeil.com/Culture/2014032507324545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