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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ZAARㅣ서울에서 꼭 가야 할 미술관은 어디? Oct 14, 2020

BAZAAR / 안동선, 나지언 에디터

 

 

모퉁이를 돌면 한 세기 전으로 타임워프하는 북서울에서 만나는 모든 시대의 미술.

 

 

밀푀유처럼 켜켜이 쌓인 역사의 유산이 곳곳에 흩뿌려져 있는 서촌.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는 그곳에는 지난 세기 작가들의 창조의 산실이 되었던 공간과 동시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가 공존한다. 조선 후기를 살았던 겸재 정선처럼 인왕산에 즐겨 다니며 청아한 그림을 그린 동양화가 박노수의 멋스러운 이층집, 박노수의 스승이었으며 한국적 산수화를 완성한 이상범이 살았던 아담하고 정겨운 단층 한옥이 각각 박노수미술관과 이상범가옥이라 불리며 일반에 공개되어 있다. ‘조선의 툴루즈 로트레크’ 구본웅이 남긴 초상화가 걸려 있는(실제 작품은 아니다) ‘모던 보이’ 이상의 집도 멀지 않다. 사직동에서 태어난 이상은 큰아버지 댁에 입양되어 스물네 살까지 이곳에서 지냈다. 절친한 사이였던 구본웅과 이상이 근대화되어가는 서울을 관찰하며 걸었을 거리를 지나 큰길 건너편에는 대림미술관, 팩토리2,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리안갤러리가 골목마다 들어서 있다. 3D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빼어난 영상미와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개인전 «Souls»가 리안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자연을 소재로 한 작가의 작품 속에서 찬란한 꽃과 과일은 우아하게 부유하며, 푸르른 바다 한가운데 신비로운 빛의 섬광이 번뜩인다. 팬데믹 상황에서 지친 날들을 보내고 있을 모두에게 달콤한 치유를 전해주는 어여쁜 작품이다. 이 전시는 삼청동에 있는 리만머핀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제니퍼 스타인캠프(Jennifer Steinkamp), 〈Still-Life 4〉, 2020, Video installation_Dimension Variable.

제니퍼 스타인캠프(Jennifer Steinkamp), 〈Still-Life 4〉, 2020, Video installation_Dimension Variable.

 

 

 

https://www.harpersbazaar.co.kr/article/49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