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 최세정 기자
2011.12.01
리사 루이터 작 'In Through The Out Door'(사람)
리사 루이터 작 'The Window Dresser's Dream(나무)
리안개러리 31일까지 리사 루이터전
누군가의 콘서트장인 것 같다. 혼잡한 군중들은 열렬히 환호한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흔한 장면이지만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된 세계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 같은 새로운 세계다.
리안갤러리에서 31일까지 열리는 리사 루이터의 전시에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던 일상을 ‘반전’시키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운동경기를 관람하며 환호하는 관중, 일상의 거리 풍경 등 매우 평범한 장면들을 작가는 새로운 이미지로 탄생시킨다. 자연의 한 단면을 마치 색면 추상화처럼 정적인 감성으로 표현한 구성적 회화 작품도 전시된다.
작가는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프로젝터를 이용해 사각 캔버스 속에 다시 재구성한다. 프로젝터를 통해 비춰진 사진 속 이미지에 외곽선을 그려, 이미지를 분할하고 그 면을 하나의 색으로 덧칠한다.
입체감을 표현하는 명암법이 없으니 원근감은 사라지고, 붓 터치 흔적 없이 한 가지 색으로 덧칠해져 더욱 평면적으로 보인다. 이는 페인팅과 드로잉, 사진과 필름 등 다양한 장르가 하나의 작품 속에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혜연 큐레이터는 “현실적인 주제들이 확대된 이미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 일정 거리를 둔 시선으로 객관화시켜 보여주는 팝아트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손으로 그렸지만 오히려 기계적인 느낌이 강하게 보이는 팝아트의 작품 형태를 떠올리게 된다는 것. 작가는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을 단순화시켜 절제된 화면으로 구성하고 있는 반면, 자율적이고 주관적인 색채는 생소하고 낯설지만 신비스런 매력을 보여준다.
리안갤러리는 2008년 전시에 이어 2011년 작가의 신작을 발표한다. 풍경과 인물이 어우러지는 이번 개인전은 색면추상을 보는 듯 정적인 감성과 가을의 색채를 가득 담은 풍경, 환호하는 관중이 서로 어우러지고 대립하며 전시를 구성한다. 053)424-2203.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