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세정 기자
2012.11.30
카틴카 램프 '얼어붙은 포즈' 12월 22일까지 리안 갤러리
네덜란드는 특히 인물화와 사진이 강세다. 렘브란트, 베르메어 등 인물화에 강한 거장들을 가진 나라다. 네덜란드 출신 작가 카틴카 램프의 인물화는 이처럼 자국의 전통을 이어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어딘가 전통에서 약간 비껴서 있는 듯하다. 정면을 응시하거나 화면 가득 차지하는 전통적 인물화와 달리 카틴카 램프의 인물화는 어딘가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표정 역시 무표정하다. 전통 인물화라 여겨지던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터치, 색상과는 다른 이미지의 표정을 보여준다. 화면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인물의 얼굴은 고개를 숙이거나 화면 밖을 응시하고 있다. 무채색의 배경을 통해 인물은 어딘가 모르게 창백하고 여리게 보인다.
작가는 전통과 현대의 경계, 그리고 그림과 사진의 경계에서 독특한 느낌의 인물화를 선보인다. 모노톤의 차가운 배경은 창백한 인물의 표정과 정지한 순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작품의 모델들은 주로 자신의 딸이나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다. 현대인의 얼굴에 중세풍의 가발을 씌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Freeze Pose’란 주제로 12월 22일까지 리안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미동도 없는 정적인 인물의 한순간을 포착한 작품이 선보인다. 리안갤러리 김혜경 큐레이터는 "보이지 않는 찰나가 머무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인물을 통해 작가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관계 맺기를 하나의 인물로 그려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물화 16점과 정물화 2점이 전시된다. 053)424-2203. 최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