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문호 기자
2014.03.20
세계적 거장 '앤디 워홀' 대구 오다.
리안갤러리(대표 안혜령)가 개관 첫 전시로 택한 ‘앤디 워홀-DISCOURSE(토론·담화)’(21일~5월 6일)가 보여주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 세계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이전 국내 전시 등에서 볼 수 없었던 작품’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이번 전시작의 면모는 훌륭하다.
앤디 워홀의 작품은 이미 소규모의 전시회 등을 통해 주로 판화가 소개된 경우가 많아 미술 애호가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전시는 워홀의 초기 드로잉 작품(1957~59)부터 캠벨 수프 캔, 꽃, 달러($) 사인, 재클린 케네디와 마릴린 먼로 등 유명인의 초상, 1985년 광고(Ads.) 시리즈, 여왕시리즈, 그리고 1983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어린이를 위한 전시에 출품된 작품까지 매우 다양하고 폭넓게 구성돼 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워홀의 초기 드로잉 판화작, 이번에 첫 공개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워홀 작업의 핵심이라 할 기계적 대량생산을 가능케 했던 판화기법의 원시적 형태인 찍어내기 기법으로 제작됐다. 이는 원본과 차이가 나는 전사본을 대량 제작하는 방식을 통해 이후 실크스크린과 같은 판화기법 발상의 근원이 되기도 했다.
제네바의 어린이를 위한 전시 출품작은 앵무새, 광대, 물고기 등 당시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던 주요 이미지들을 담고 있다. 1989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의 회고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원화 소품으로 워홀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을 전해준다.
공장에서, 조수들을 데리고 제품 찍듯 수많은 작품을 대량생산해 팝아트의 논란점을 여실하게 드러내는 것이 워홀의 작품이다. 이는 작업실 이름을 아예 ‘공장(factory)’이라고 했다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김혜경 큐레이터는 “실크스크린 작업을 거친 뒤 그 위에 올리는 색칠은 각 작품마다 다르게 했다.”며 워홀 작품의 ‘독창성’을 시사했다. 좀체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 워홀의 원화가 5점 소개되고 판화 49점, 오브제 작품 등 60여 점의 작품이 공개돼 사설 화랑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일반 3천·어린이 2천 원.
29일 오전 11시와 4월 12일 오후 7시 독립 큐레이터이자 팝아트 작가 최규 씨가 ‘앤디 워홀의 삶과 예술세계’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수강료 무료. 053)424-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