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 최세정 기자
2011.10.11
45년간 그린 하트만 수만 개 “모두 달라요”
▲ 세계적 미술가 짐 다인이 20여 년 만에 한국에서 전시회를 연다. 그의 작품은 11월 19일까지
리안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같은 꿈을 계속 꿀 수 없듯, 저의 하트는 언제나 다른 느낌입니다.”
미국 미술을 대표하는 미술가 짐 다인(Jim Dine)은 줄곧 시적이고 철학적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리안갤러리 전시에 앞서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짐 다인은 오랫동안 품어온 자신의 예술적 영감과 작품 세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작품처럼 따뜻하고 소탈한 작가였다.
그는 45년 전, ‘하트’와 ‘로브’(robe-목욕가운)라는 아이콘을 발견했다. 그 이후 줄곧 소중하게 이 아이콘을 그림의 소재로 삼고 있다. 이번에 대구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역시 하트와 로브 작품이 주를 이룬다.
그는 수천, 수만 개의 하트를 그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같은 하트는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왜 45년간 ‘하트’를 그리는 걸까. 그 하트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만약 당신이 정말 귀한 금맥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아마 계속 파내지 않을까요? 저에게 하트는 마찬가지 의미예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나의 마음을 담기에 하트는 좋은 소재이죠.”
이번에 리안갤러리에 전시되는 작품은 총 15작품. 대구에는 회화 12점과 조각 1작품, 그리고 리안갤러리 서울 전시장에 회화 1점과 조각 1점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한 점을 제외하고 대부분 작품은 한국 전시를 위해 제작했다. 작가가 직접 붙인 이번 전시의 제목은 ‘노래하는 작품’(Work that Sings). 그는 자신의 그림을 ‘음악’과 비유했다.
“제 그림이 음악을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내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멜로디를 그린 후, 색채와 붓 터치로 조화를 만들어나가지요. 저는 함께해온 영감의 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려 했습니다.”
그는 미국 서부의 한 작은 도시 왈라왈라에서 작품을 제작했다. 그는 주변 환경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도시 속 환경이 주는 아름다움과 내 마음속의 풍경이 영감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1992년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전시다. 한국 미술시장은 그의 한국행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전시 오프닝에 앞서 작품은 모두 솔드 아웃(sold out)됐다.
“젊은 시절에는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었어요. 소통하고 싶었죠. 하지만 이제는 내 안에 있는 뮤즈(muse)가 선택하는 것에 귀 기울이지요.”
그는 영감의 원천을 ‘뮤즈’라고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 노(老)작가가 오랫동안 소중하게 잘 간직해온 영감의 원천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11월 19일까지. 053)424-2203.
https://news.imaeil.com/CultureAll/2011101107011266505?ismobile=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