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연합일보/ 하정현 기자
2007.11.27
28일부터 리안갤러리 창원서 구자현 개인전
낮과 밤·양과 음의 빛을 구별하기 위한 그림
“그림에 쓰이면 모두 색채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아요. 제 그림 속 금색과 은색은 일반적인 색채가 아닌 빛의 향연이죠. 캔버스 속 둥근 형태는 강력한 광원처럼 빛을 발하고 바탕에 해당되는 부분은 모든 빛을 삼키면서 물과 기름 혹은 햇빛과 그늘같은 오묘한 관계를 이뤄내죠.”
금지화로 잘알려진 작가 구자현이 28일부터 내달 19일까지 리안갤러리 창원(대표 안정빈)에서 개인전을 연다.
6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금지화(金紙畵·Gold ground Tempera)는 화면에 얇은 금박을 덧붙여 이미지를 만드는 전통 서양화의 벽화 기법으로 7년전부터 작가 구씨가 시도하고 있는 작업이다.
이번 전시회는 이전의 직사각형 형태를 벗어나 둥근 원형 작업과 마름모 그리고 정사각형 등 백색의 절제된 화면위로 금지와 백금지를 이용하여 공간을 분할 하듯 평면위로 조각을 이어 붙여나가는 신작 20여점을 선보인다.
구자현 작가는 “이번 작품에 바탕이 흰색이고 금색 원형을 그려 넣은 작품이 있다. 중요한 것은 배경과 원형을 하나로 볼 것이 아니라 금과 은의 둥근 형태만 봐야 한다는 것”이며 “화면 속 빛을 발하고 있는 둥근 형태의 금과 은의 원형은 허공에 두둥실 떠오른 태양이나 달이 아니고 평면상의 그림의 한 요소의 하나이고 이 ‘빛의 드라마’는 ‘회화’의 가능성과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서양의 금지화가 ‘성스러운 공간’과 ‘성스러운 존재’임을 강조하는 종교적인 메시지를 전했다면 내 작품 속 금지화는 금색과 은색의 색채를 낮과 밤의 빛, 양과 음의 빛을 구별하기 위한 표현의 하나”라며 종교적인 신성성은 없다고 말했다.
작가는 홍익대 미대를 나와 일본 오사카 대학에서 판화를 전공, 실험적이고도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금지화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전시회는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전시오프닝 리셉션은 전시오픈 전날인 27일 오후 6시에 연다. 문의 055-287-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