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urtesy of the artist & Leeahn Dae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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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the artist & Leeahn Dae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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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artists, painting has been a mirror that reflects the outside world and a pathway to it for a long time. Artists have suggested a new world reinterpreting the world that was reflected on their eyes with shapes and colors and analyzing or destroying it. The apperance of the new world they suggested has been our life and slices of it in another reality of the past or the future regardless of whether it was physical or spiritual. Artist Hyun-Wook Ryu presents painting that had played a role of pathway toward the outside world and a mirror that reflects it, shaping, painting and visualizing unfamiliar feelings that exist beyond the world of reality or something nonexistent on his canvas.
In the Leeahn Gallery exhibition "One Cut" by Hyun-Wook Ryu, the artist shows two different image groups: One group consists of the works that depict the magnified upper and lower parts of the body of characters, cutting off the static parts. In contrast, another one consists of the works that capture characters who are creating a large motions very quickly on the full screen. The heterogeneous image groups like meaningless fragments that captured the moment of detachment from signification system are showing the unreal time/place Hyun-Wook Ryu depicts in fragmented shapes.
"Painting is so far away that it becomes something unfamiliar and for which one is longing." - From the Artist's note.
Images captured by the artist: Stretched, slim and perfect-looking legs; the back or upper body of a man turning his head or turning around; hands and feet with unknown origin; black shirts from which body slipped away; the moment when a diver is about to be sucked into a deep water; a person riding on the motocycle that rushes forward with a roar; a fencer who is going to attack his or her fencing partner and so on, have absence, anonymity and instant in common, which allows the viewers experience a sudden reversal from familiar image into unfamiliar object. The acquisition of anonymity through the acts of the bold erasure of objects or deletion of parts, causes a reversal of common to uncommon, familiarity to unfamiliarity, reality to unreality and by this, the artist becomes able to inscribe the concept of nothing on visible and physical paintings. The artist keep raising up silent existences in unfamiliar time/space standing aside, such as time standing still, uncatchable moment, unreal perfection and nonexistent floating space endlessly on the surface of painting. The recording of time that goes past by, the capture of space, the neutralization of image and a tense atmosphere among them enable us to feel a little bit about how the artist has resisted against the time that flows away, how he has maintained the old memories enduring the decay of time. Haven't such clear longing and thirst for absence been the source from which the artist has created all the works? Isn't it that he bears longing through pictures and accomplishes utopian topography about which he has been dreaming little by little?
long legs that take a long step cutting the screen vertically, an upper part of the body, rather, like a broad colored plane and a character making a motion overflowing with speed produce a daring composition of vertical, horizontal and oblique lines, filling up canvas while suspended. The depiction of very delicate object is absorbed into the minimalist formation of the full picture and the use of bold vertical, horizontal and oblique lines that cross the picture makes us encounter a very fundamental question on Art that we have forgotten for a while. Furthermore, he weaves dynamic character who grasped the instant with speedy, tough short lines while embracing silent, still shape slowly with obscure colored plane with unclear boundary. The artist's lines with directionality allows us to perceive the flows of the air surrounding object and the difference in expressive method created by the differential use of such colors and lines reminds us of the history of old conflicts which we have forgotten.
Painting has produced a lot of illusions and fictions under the name of the mirror of real world. Hyun-Wook Ryu's paintings tries to express the Oriental concepts of silence and nothing with Western grammar by capturing the look of unreality that exists in the reality and the moments of the escape from time hidden in the time The world to which he tries to get and his painted object, rather, broaden the distance between them, missing each otherlike almost crossing, and consequently due to the distance between core and exterior covering grown apart, the painted object is cut off and then any accurate advocacy for the deleted world cannot be made possible any more.Today, Hyun-Wook Ryu's nonexistent world that we encounter in the illusions and fictions under the pretext of reality, rather, seems to come up to us as a acute reality with splendid angle.
Curator HaeKyung Kim
오랜 시간 동안 미술가들에게 회화란 외부세계를 비추는 거울이자 바깥세계를 연결해 주는 통로였다. 미술가들은 형상과 색으로 자신의 눈에 비친 세계를 재해석하기도 하고 분석하거나 때로 파괴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제안해 보였다. 그들이 제안한 새로운 세계의 모습은 그것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과거의 혹은 미래의 또 다른 현실 속 우리들의 삶이었고 단면들이었다. 이렇듯 외부 세계로 향하는 통로이자 세계를 비추는 거울을 역할을 하였던 회화는 이제 류현욱 작가의 화면 속에서 현실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낯선 감정 또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에 형상을 부여하고 색을 입히고 가시화하여 우리에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류현욱의 리안갤러리 전시 One Cut에서 작가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이미지 그룹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는 정지해 있는 인물의 부분을 과감히 잘라내고 확대한 상체와 하체를 그린 작품이고, 반대로 매우 빠른 속도록 커다란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있는 인물의 동작을 전체 화면에 포착하고 있는 작품이 다른 하나의 그룹을 이루고 있다. 완결된 구조를 이루는 의미체계로부터 떨어져 나온 순간을 포착한 무의미한 조각과도 같은 이질적인 이미지 그룹은 류현욱이 그려내고 있는 비현실의 시공간을 파편화된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회화는 멀리 있는 것, 그래서 낯설고 그리움이 되는 것." 작가 노트 중. 길게 뻗은, 날씬한 완벽해 보이는 다리, 고개를 돌리거나 뒤 돌아 서 있는 남자의 등 또는 상체, 출처를 알 수 없는 손과 발, 몸이 빠져나간 검은 셔츠, 깊은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 다이버의 순간, 굉음을 내며 돌진하는 모토사이클 위의 인물, 상대를 공격하기 직전의 펜싱선수 등 작가가 포착하고 있는 이미지들은 모두 부재, 익명, 찰나의 공통분모를 갖고 있으며, 이는 곧 보는 이로 하여금 익숙한 이미지에서 낯선 대상으로의 갑작스러운 반전을 경험하게 한다. 과감한 대상의 삭제 또는 부분을 지우는 행위를 통한 익명성의 획득은 일상에서 비일상으로, 익숙함에서 낯설음으로, 현실에서 비현실로의 반전을 일으키고 이로써 작가는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회화에 무의 개념을 그려 넣을 수 있게 된다. 정지된 시간, 잡을 수 없는 순간, 현실 불가능한 완벽함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부유하는 공간까지 작가는 끊임없이 낯선 시간과 공간 속에서 현실을 비켜선 침묵하는 존재를 회화의 표면위로 끌어 올리고 있다. 스쳐지나가 버리는 시간의 기록, 공간의 포착, 이미지의 중성화 그리고 그들 사이의 날 선 긴장감은 흘러가는 시간에 대항하여 작가가 어떻게 저항해 왔는지, 어떻게 시간의 부식을 견뎌내며 오랜 기억들을 지켜왔는지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런 또렷한 그리움과 부재에의 갈구 같은 것들이 작가의 모든 창작의 원천이 되어온 것이 아닐까? 그림으로 그리움을 견디고, 자신이 꿈꾸는 유토피아의 지형을 조금씩 완성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수직으로 화면을 가르며 길게 걸음을 내딛는 긴 다리, 차라리 하나의 넓은 색면에 가까운 상체 그리고 속도감 넘치는 동작을 만들어내는 인물은 정지된 채로 캔버스를 가득 채우며 수직과 수평 그리고 사선의 과감한 구도를 만들어 낸다. 매우 섬세한 대상의 묘사는 전체화면의 미니멀한 구성 속으로 흡수되고, 화면을 가로지르는 과감한 수직과 수평 그리고 사선의 사용은 그 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미술에 대한 매우 근원적인 질문에 도달하게 만든다. 여기에 더불어 침묵하는 정지된 형상은 경계를 흐린 불분명한 색면으로 천천히 보듬어 가는 반면 찰나를 포착한 동적인 인물은 그 속도만큼이나 빠르고 거친, 짧은 선으로 엮어 나간다. 방향성을 가진 작가의 선들은 대상을 감싸고 있는 공기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게 하고 이러한 색과 선의 차별적 사용이 만들어내는 표현방식의 차이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오랜 대립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회화는 현실세계의 거울이란 명목아래 수많은 허상과 허구를 만들어 왔다. 류현욱의 회화는 현실 속에 존재하는 비현실의 모습, 시간 속에 숨어 있는 탈시간의 순간을 포착하여 서양의 어법으로 동양의 침묵과 무의 개념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가 도달하고자 하는 세계와 그려지는 대상은 서로 스치듯 비켜가면서 서로의 거리를 오히려 넓혀 가고, 이는 결과적으로 코어와 외피 사이의 멀어진 거리로 인해 더 이상 그려진 대상이 잘려지고, 삭제된 세계에 대해 그 어떤 정확한 표방도 할 수 없게 만든다. 이러한 류현욱이 도달하고자 하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는 오늘날 현란한 시각으로 현실을 빙자한 허상과 허구 속에서 오히려 우리에게 날카로운 현실로 다가오는 듯하다.
큐레이터 김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