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최재수 기자
2015.04.09
자를 모티브로 조각과 영상, 설치작업 등을 해오고 있는 대구 출신의 젊은 작가 김승주 개인전 'Crossroad'가 다음 달 16일까지 리안갤러리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절대 기준을 제시하는 자의 본래 기능과 의미를 자의적으로 왜곡한다. 0에서 9까지 숫자 단위별로 자의 눈금을 분리해 하나의 독립된 오브제로 표현했다. 상식을 벗어나 규격이 확대된 자는 ‘재다’ 라는 고유의 기능이 사라진 상태다. 눈금 옆에 위치하는 0에서 9까지의 숫자들 역시 불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수치의 정의 역시 상실됐다. 자의 눈금 크기를 비정상적으로 확대하고 눈금 단위별로 숫자를 분리하는 행위를 통해 자를 독립된 존재로 재탄생시켰다.
이번에 선보인 신작 역시 개념적으로 기존 작업의 연장선에 있지만, 형식에 있어 변화를 시도했다. 공간에 띠를 두르거나 직선 위주의 작품은 교차하거나 곡선으로 변형`확장돼 공간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이는 나무를 주로 사용한 이전의 작업과는 달리 스틸과 알루미늄이 가진 변형 가능한 재료의 물성을 이용한 공간 컴포지션을 특징으로 한다.
2층 전시공간인 리안 레드에는 핑크 계열의 모노톤으로 도색한 벽이 하나의 캔버스가 된다. 작가는 벽을 가로지르는 자의 눈금을 통해 사물과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유도한다. 지하 전시공간인 리안 그레이에서는 변형된 자를 곡선으로 연출한 작품을 선보인다.
김승주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영남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석사과정에서 디지털 아트를 공부했다. 2001년 첫 개인전을 가졌으며, 현재까지 총 6회 개인전과 국내외 그룹전에 참여해오고 있다. 2002년 하정웅 청년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 작가는 최근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린 2015 아트바젤 홍콩의 인사이트 부문에 단독 부스로 참가했다. 053)424-2203.
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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