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 우밍중 작 '성모자'(Madonna and Child)
Mar 29, 2011
매일신문
2011.03.29
[갤러리에서] 우밍중 작 '성모자'(Madonna and Child)
갓난아이는 아직 세속의 티끌 한 점 묻지 않았을 듯하다. 하지만 정작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은 붉은 와인으로 채워진 유리 인간으로 차갑고 인공적이다. 중국 현대미술의 신(新)4대천왕으로 일컬어지는 우밍중의 작품은 대체로 이렇듯 공존이 불편한 것들이 화폭에 담겨 묘한 위태로움과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우밍중 자신이 ‘아름답지만 쉽게 깨지기 쉬운 인간의 나약함과 불안감을 화폭에 담는다’고 작품의 의도를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비단, 우밍중뿐만 아니라 중국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을 보면 유독 비판적 풍자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현대 중국인들의 이면에 팽배해진 물신주의와 이것이 덮쳐버린 인간 정체성의 질식상황에 대한 중국 현대미술가들의 우려와 경고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우밍중 또한 유리 인간을 그린 계기를 인간이 갖는 고통과 쉽게 깨져버리는 사람과의 관계를 경험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즉 작가는 사람 간의 관계의 취약함,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불안정성을 표현하면서 또한 현실과 이상, 물질과 도덕, 그리고 언제든 변할 수 있는 현대인들의 믿음과 사랑에 대해 우리 모두가 성찰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김혜경(리안갤러리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