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m 높이 전시장 채운 선(線)…리안갤러리 대구, 남춘모 개인전
이연정 기자 lyj@imaeil.com
매일신문 입력 2024-03-12 17:23:48
3월 8일부터 4월 27일까지
신작 회화 등 12여 점 전시
리안갤러리에 전시된 남춘모 작가의 작품과 그 앞에 선 작가. 안동일 작가 촬영, 리안갤러리 제공.
자신의 작품 앞에 선 남춘모 작가. 안동일 작가 촬영, 리안갤러리 제공.
리안갤러리 대구(중구 이천로 184-31)에서 남춘모 작가의 개인전 'From the Earth'가 열리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부조회화 시리즈, 스트로크 페인팅, 'From Lines' 등 12점 가량의 신작을 선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1층 전시장 벽면에 수직으로 설치한 대형 작업이다. 9m 높이의 전시장에 맞게 연출한 것으로, 작가가 유년기를 보낸 산골 마을 영양의 비탈진 밭고랑을 직관적으로 연상시킨다. 입체적이고 거대한 선들이 빛과 그림자를 만나 공간에 새로운 긴장감을 부여한다.
2층에 전시된 또 다른 설치 작품 역시 선에 대한 작가의 탐구를 보여준다.
선대 작가들의 선을 활용한 여백과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받은 영감을 선 그 자체로 풀어내 회화적 재미와 순수성을 동시에 추구했다. 엇갈리면서도 압축적으로 배치한 다양한 선이 공간에서 자리한 위치에 따라 어떻게 변모해가는지 볼 수 있다.
남춘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리안갤러리 대구 전시장. 리안갤러리 제공
지난해부터 선보인 'From Lines' 시리즈는 작가가 청도의 폐교에서 작업할 때부터 구상하던 것을 실현한 작품이다. 땅 자체를 거푸집 삼아 합성수지를 굳힌 뒤, 그 틀을 그대로 작품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또한 부조회화 'ㄷ'형을 캔버스 위에 반복적으로 붙여 수직, 수평의 골조로 공간을 만들고 아크릴 물감을 칠해 완성하는데,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신작에서는 가장자리를 자르는 시도로 입체감과 율동감을 더했다.
리안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선의 시각화'라는 화두 아래 작업을 지속해 온 작가의 지속적인 실험과 그 근원, 탐구의 결과물을 다각도로 조망하는 자리로, 대규모 전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압도적인 설치 작업 등 쉼 없이 확장되고 있는 작가의 작업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며 "공간과 선, 그리고 면에 대한 고뇌가 다채롭게 변주된 작품을 보며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4월 27일까지. 일, 월요일은 휴관한다. 053-424-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