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 이건용 작가가 자신의 대표 퍼포먼스인 '달팽이 걸음'을 13일과 14일 미국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 뉴욕에서 선보입니다.
이 공연은 구겐하임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 <한국실험미술 1960-1970년대(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와 연계한 첫 공식 프로그램으로,
13일 미술관 공식 인스타그램(@guggenheim)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이건용의 '달팽이 걸음'은 1979년 대전 남계화랑 개인전에서 첫선을 보인 뒤, 곧이어 같은 해 제15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선보이며 작가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진 퍼포먼스입니다.
맨발로 쪼그려 앉은 작가가 오른손에 분필이나 붓을 쥐고 좌우로 팔을 흔들며 자신의 몸 앞에 선을 긋습니다. 동시에 작가는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발바닥을 이용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자신의 몸 앞에 긋고 있는 선 위로 작가의 두 발이 지나가면서 지워진 자국을 남깁니다.
이 행위는 특정한 신체적 조건 하에서 '그린다'는 행위와 '지운다'는 행위가 동시에 일어나는 역설적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건용 작가는 "손으로 선을 긋는 것과 발바닥으로 선을 지우는 행위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하나의 느린 속도 안에서 생명의 선이 탄생합니다.
그것은 내가 생명의 선을 일부러 그려낸 것이 아니라 필연적인 행위를 통해서 나타난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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